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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불교학계·단체장들 “불교사 왜곡 대응할 상설 기구 절실”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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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121.135.224.190)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2-09-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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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 왜곡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지상중계]

“한국사 왜곡에 있어 정부 관계자와 특정 종교 연결 고리 끊을 것…국민 대다수 공감할 수 있는 서술 필요”
“프란치스코 방한 당시 ‘광화문 고집’…공공 기관에서 특정 종교에 역사해석 지위 부여하는 건 헌법 위배”
“조계종 사회부가 임기응변식으로 대응…불교사 왜곡·특정 종교 편향 맞설 불교계 내부시스템 가동돼야”

최근 서울 곳곳에서 드러난 ‘가톨릭 성지화’ ‘조선 불교사 왜곡’과 관련해 서울 봉은사와 법보신문이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두 시간여 진행된 좌담회에선 불교학계와 단체장들이 모여 현 상황을 돌파할 각종 방안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제37대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스님, 종회의원 지우 스님,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도 함께했다. 사회는 김상영 중앙승가대 불교학부 교수가 맡았다. 편집자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좌담회를 마련하면서 여러 감정을 느꼈다. 오늘날까지 많은 곳에서 역사왜곡이 일어났고 피해 본 이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왜곡이 왜곡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속피해가 우려스럽다. 요즘은 시대가 달라졌다. 왜곡하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한 잘못도 있다. 우리가 어떤 역사관이 ‘바른 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후손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앞장서자. 이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스님=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잘못을 바로 잡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 여러분들 협력이 필요하다.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해주는 만큼 실무를 해나가는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 총무원 집행부 소임자로서 저 역시 역사 바로 세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을 비롯해 총무원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맡은 성화 스님이 함께하고 있다. 권위 있는 학자들을 비롯해 종단에서 역할을 하시는 단체장도 모였다. 굉장히 고무적인 자리다. 종교 편향과 역사 왜곡은 과거 여러 차례 있었다. 현재도 진행중이고, 앞으로 계속될 수도 있다. 이러한 난제를 풀기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 오늘 이 자리는 난제를 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불교사만이 아니다. 한국사를 왜곡하는 것에 있어 ‘특정 종교’와 ‘정부 관계자 내지 공무원’ 간의 고리를 끊어야 겠다는 비장한 마음을 갖고 참석했다.

△이재형 법보신문 편집국장=우선 좌담회 전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 지 간략히 말씀 드리겠다. 법보신문은 8월 중순부터 기사·기고·사설로 ‘가톨릭의 공공역사 독점’ 문제를 다뤘다. 계기는 봉은사에 다니는 이기룡 포교사의 제보였다. 새롭게 개장한 광화문 광장에 ‘보우 처벌’이 새겨져 있다고 했다. 현장으로 가 확인해봤다. ‘문정왕후 사망, 보우 처벌’은 물론 몇 안되는 불교사의 기술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외에도 가톨릭 신자가 문초 받았다고 해서 서울 유적지 곳곳에 성지 간판이 커다랗게 서 있었다. 이 모든게 서울시 지원으로 이뤄진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기사를 접한 뒤 광화문광장을 직접 찾았다. 봉은사 주지 스님도 ‘문제를 개선해보자’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셨다. 신문사도 원력을 갖고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여러 차례 다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중순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에 관해 사과했다. 조계종과 협의체를 구성해 바로 잡겠다고 했다. 좌담회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연표석에 몇몇 불교 항목을 넣고 빼는 수준으로 그쳐선 안된다. 국민이 공감하고 후대 사표가 될 역사를 어떻게 서술하면 좋을 지 고민해야 한다. 오늘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법보신문 연락을 받고 광화문광장 연표석을 일일이 살펴봤다. 조선왕조~근현대 불교사는 물론, 일반역사 서술도 상당 부분 문제였다. 서울시에 역사물길 조성 과정을 수소문했다. 책임자를 찾진 못했다. 수소문한 이유는 서울시에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라는 상설 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된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조성된 듯 했다. 서울시가 역사 연표를 가볍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내부 문제도 있다. 우선 조선불교사 연구가 부진하다. 몇 없는 연구자은 다카하시 도루의 ‘이조불교’에 관한 반동으로 조선 불교를 ‘발전’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그런 사례만 뽑아 정리한다. 그러나 조선 불교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도성 출입이 제한됐다. 천민 취급을 받았다. 부역에 강제 동원되는 시련도 이어졌다. 그런 과정에서도 끈질기게 명맥을 유지했다. 역사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았다. 이런 것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법보신문은 기사에 ‘원각사 창건’이 빠졌다고 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조선 전기 선종 도회소가 있던 흥천사다. 교종 도회소가 있던 흥덕사도 마찬가지다. 태조가 두 번째 원찰로 세운 곳이다. 하지만 절터에 가보면 아무런 표시가 없다. 흥천사도 황화방 표시는 있지만 사찰에 대한 언급은 없다. 세조 때 불경을 간행한 간경도감,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임시 보관했던 남대문 지천사, 신라 때 세워진 북한산 장의사, 산성을 축조·보수·관리했던 사찰 등 기본적인 것도 연구되지 않았다. 태고암 본사였던 중흥사는 일제강점기까지 온전했다가 이후 폐허가 됐다. 중창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관심은 크지 않다. 당시 중흥사 주지였다면 정1품의 직함은 받았을텐데 연구가 되지 않고 있다. 

가톨릭은 한국사에 명암이 있다. 일제강점기 ‘정교 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일제가 한국을 식민지화할 때 방관 내지 협조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자 ‘살인’이라며 신자 자격을 박탈했다. 이후로도 백성들 죽음을 침묵·방조했다. 3·1운동 기미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 중에는 천주교 신자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러다 1970년대 명동성당이 ‘민주화의 성지’로 부상했다. 이 무렵 신도수가 급격히 불어났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다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성지화 작업은 침체된 가톨릭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한 작업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과하다.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으면 침소봉대한다. 

물론 우리 불교계가 ‘성지화가 부당하다’며 가톨릭을 따라다니는 건 현명치 않다. 대범해지자. 불교는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가톨릭과 비교할 수 없는 역사다. 우리가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밝히면 왜곡은 자연스레 해소된다. 가톨릭 성지 정도 가뿐히 압도할 수 있다. 불교사를 체계화하고 일반에 널리 알릴 기구가 필요하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한국 가톨릭은 100~200년사를 연구, 홍보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우리도 ‘시스템’이 필요하다. 불교사·교단 연구가 체계화되면 교리 재해석도 가능하다. 불교사가 바로 잡힐 뿐 아니라, 젠더 갈등·전쟁·빈부격차 등 우리나라 현안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런 역할은 언론이 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법보신문은 종교편향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여러 현안에 전문가들 목소리를 담는다. 기자들은 발빠르게 현장을 오간다. 언론사 시스템이 불교계 전체에 가동될 필요가 있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중국 정부와 로마 바티칸이 부딪히고 있다. 중국은 ‘천주교 교구장을 정부에서 임명하겠다’ 주장하고, 바티칸은 ‘그럴 수 없다’고 맞선다. 중국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청불전쟁 때 운남성 신부들이 무기를 감추고 신도들을 훈련시켰다. 청나라군을 공격하기 위해 첩보 활동도 했다. 이런 역사 그대로 드러나니 중국 정부가 교구장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바티칸이 유럽 주교 임명권을 가지게 된 것도 아주 최근 일이다. 반면 우린 그대로 복종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을 예고했다. 그러자 한국 가톨릭이 광화문을 내어달라고 했다. 어느 정권이라도 광화문을 내어준다는 건 쉽지 않다. 다가올 일이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가톨릭은 광화문광장을 끝까지 고집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이런 성지화까지 내다본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이창익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특정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게 종교다. 근데 요즘 종교가 세상을 해석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어떻게 해석하는 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가톨릭이 광희문을 광희문 ‘성지’로, 서소문 역사공원을 서소문 ‘성지’로 안내한다. 신자가 아닌 일반 국민 눈에는 이것이 어떻게 해석될까. 저는 잘 모르겠다. 자기들 역사를 스스로 기념하며 땅에 새기지만 국민들도 이것을 의미 있게 느낄까. 아니라고 본다. ‘옷깃만 스쳐도 가톨릭 성지’라는 말도 나오더라. 가톨릭이 역사를 한걸음 떨어져 객관적으로 역사를 봤으면 한다. 덧붙이자면 공공사업에 ‘성지’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으면 한다. ‘성스러움’은 특정한 종교 안에서 신자들이 느끼는 아주 특수한 감각들이다. 이런 것을 왜 일반인에게 강요, 강제하는가. 성지라는 말이 빠져야 종교 간의 공생도 가능하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백도수 한국불교학회장=교황청은 각 나라 문화에 스며들고자 철저한 시스템을 가동한다. 그런 그들에게 한국만큼 좋은 타겟도 없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지 않나. 한국 가톨릭의 신부들은 장례지도사 훈련을 받고 있다. 49재 등 의례도 흡수하고 있다. 108참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108배를 한 뒤 마지막 한 배를 하느님에게 더한다. ‘109참회’라고 부르더라.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이병욱 불교학연구회 부회장=특정 종교에게 역사 해석 지위를 부여했다면  헌법의 ‘정교 분리’ 정신 위배다. 민주주의 원칙도 위배다. 가톨릭은 자신들 성인들이 죽었다고, 자신들만의 성지를 만들고 있다. 그곳이 어떻게 특정 종교만의 장소겠는가. 왜 자꾸 분쟁 요소를 만드는 지 납득할 수 없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이찬영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총장=3년 전이었던가. 서소문 역사공원에서 행사가 열렀다. 초청을 받고 현장을 찾았다. 처음엔 장소를 못 찾았다. 알고보니 지하로 거대한 건축물이 들어서 있더라. 세금으로 이런 시설을 만들고 운영해도 되는 건가.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근데 왜 우리는 몰랐을까.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을까. 아쉬웠다. 대불청이 최근 불교역사 제자리찾기 운동을 활발히 한다. 중앙신도회도 힘을 보태겠다. 

사진=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서울시가 대불청이 보낸 질의서에 답변했다. 근데 황당했다. 서울시가 2009년부터 조계종 사회부와 소통했다는 것이었다. 이제와 잘잘못을 따지자는 말이 아니다. 이 사태가 될 때까지 모두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 각자 위치에서 서로에게 힘 실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학계에서 활발히 연구해달라. 청년 불자들은 발로 뛰겠다. 

△조용석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지도위원장=경기도 주어사·천진암의 경우 은밀하게 진행됐을 지라도 광화문광장은 일상에 있는 곳이다. 출퇴근하며 충분히 마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놓쳤다 는 아쉬움이 컸다.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 가짐에 대해서도 대학생 불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가톨릭 학생들은 선조들 박해를 자신들 탄압이라고 생각한다. 신앙적 의무감이 강하다. 반면 불교 학생들은 부족하다. 우리도 조선불교사를 ‘자기 일'처럼 생각해야할 것 같다. 대불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겠다.

△민학기 변호사=‘천주교가 스스로 역사를 객관화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순진한 생각이다. 가톨릭이 어떻게 객관적이길 바라는가.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나의 종교가 선이면 남의 종교는 악’이다. 선악 대비구도가 뚜렷하다. 남의 종교에 선한 의지를 낸다는 건 즉각 신에 대한 배반이다. 때문에 우리가 다른 종교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다. 다만 국가기관에는 요구할 수 있다. 그럴 권리가 있다. 한국은 엄연히 다종교 사회다. 그러나 드러난 모든 문제가 특정 집단에게 특정 이익을 몰아준 것 아닌가. 더 큰 문제는 우리가 뒤늦게 안다는 것이다. 행정 기관이 예산을 집행하고 난 뒤 바꾸려면 어렵다. 수정이 시작보다 힘들다. 더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쳐선 안된다. 사전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가 먼저 불교사 서술 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지우 스님=오늘 이 자리가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이제라도 모여 기쁘다. 해결 방안이 활발히 논의된 것 같다. 종교 역사가 편향되는 건 아주 심각한 사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초파일 연등 달기보다 더 중대하다. 학술로 접근할 부분은 학자들이, 행동으로 옮길 부분은 단체들이 하면서 유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자.

△박혜영 봉은사 신도회 사무총장=광화문 광장의 역사물길에 보우 스님이 처벌로, 반면 김대건 신부는 순교로 기록된 것을 보고 매우 속상했다. 하루속히 불교사 연구소가 구성됐으면 한다. 오늘 언급된 문제들이 해소됐으면 좋겠다. 봉은사 신도들도 여러분에게 힘을 보태겠다.

△봉은사 교무국장 덕산 스님=과거에도 이런 종교편향 문제가 있었다. 포교원에서 국장 소임을 볼 때였다. 당시에도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 입을 모았다.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은 아주 다르다. 여러 상황이 맞물리면서 사전 대응 시스템이 절실해졌다.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 현재 사회부가 임기응변으로만 대응하고 있다. 기구가 있어야 단체들을 규합할 수 있다. 서울시장이 역사물길을 조치하겠다고 해 무관심해져선 안된다. 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말은 바람에 흘러가도 글은 백년 천년 간다. 잘못된 역사 서술은 끝까지 고쳐야 한다. 오늘 이 자리가 상호 결속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사회자)=제한된 시간이었다. 그러나 취지에 맞는 중요한 의견들이 오갔다. 진실에 부합되게 불교사를 기록하고 연구할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했다. 좌담회를 계기로 현실성 있는 방안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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